나름 실력을 갖춘 분들 가운데, 때때로 함께 일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각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또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래서 혼자 일하기를 선택하면 결국 모든 일을 자기 혼자 다해야 되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 잘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져 가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 잘하는 기술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기술이 훨씬 더 소중한 능력이 됩니다.
회사에서도 직급이 낮을 때는 일 잘하는 사람이 칭찬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낮은 직급에서만 그렇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함께 할 줄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해 집니다. 거기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일하는 기술은 갖춘 사람들이므로 다른 영역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몇몇 천재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한 사람의 실력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실력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 교회에서 큰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첫째는 일하는 것보다 먼저 목장을 세우고 그 안에서 실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여기에까지 이르게 해주셨습니다.
제가 큰일 벌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두 번째 이유는 일을 하면 몸이 힘들어지고, 몸이 힘들어지면 그 때 그 사람의 진짜 실력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몸이 힘들어지면 인내심이 점점 줄어듭니다. 나와 다른 점들을 용납하고 수용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 때 꼭꼭 숨겨두었던 진짜 실력을 드러내고 폭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조금씩 힘을 길러왔고, 드디어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라는 큰 사역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가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다고 보셨는지, 노회도 더하여 주시고, 또 심야기도회와 부흥회, 목자 안수식, 목자․목녀 간담회,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컨퍼런스 후 가정교회 이사회까지 겹쳐서 진행하며 섬기게 하셨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가운데 이 많은 목록으로 인해서 마음에 질리는 분들이 계십니까? 그렇다면 내가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주제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지휘하지 않아도 되고, 책임지지 않아도 됩니다. 성령님께서 지휘하시고 책임지실 것입니다.
나는 성령님 이끄는 대로 기쁘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단 30분이라도 성령님께서 마음에 감동 주실 때 기쁘게 참여해 주세요. 혼자하면 힘들고 재미없고 그리고 다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면 재미있고, 행복해집니다. 어떤 큰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함께 일을 하다가 일하는 방식이나 생각이 달라서 갈등하게 되고 마음 앓이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도 ‘나는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답게 반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시면서 “함께 일하는 기술”을 익히는 시간, 성장하는 시간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큰 축복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