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로 떠나는 단기선교여행을 네 번째 가게 됩니다. 이 여행의 시작은 나바호에 대한 꿈을 가지고 계시던 백승용 목자님의 가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꿈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염되듯이 한 지역에 대한 간절한 기도의 소망을 가지고 있던 부부의 열정으로 우리교회에서 한 선교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희 부부가 외국으로 나갈 신분이 되지 않았기에 멕시코 단기선교여행에 따라가서 함께 사역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미국 안에서 할 수 있는 나바호 단기선교여행은 저희에게 참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 있는 여러 교회가 함께 힘을 모아서 한 지역을 섬긴다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첫 해에는 우리 교회에서 백승용 목자님 가정과 저희 가정, 이렇게 두 가정이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가는 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카이비토 지역으로 가게 되었지요. 당시에는 나바호 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다루기 힘든 아이들인지를 느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맞이하는 사역과 목요일 마을잔치 때, 게임을 인도하는 것을 담당했습니다. 그래서 VBS를 할 때는 팀의 안전을 담당했었지요. 2015년까지 팀의 안전을 담당했던 분은 한 목사님이셨는데, 태권도 유단자이셨던 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여럿 모여서 이 목사님에게 덤볐는데 이 분이 수도로 돌을 깨뜨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이후 아무도 덤비지 않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그 분의 후임을 맡았으니 얼마나 부담이 되었겠습니까?
들었던 대로 그 지역의 남자 아이들은 거칠고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로 설득하고 저런 말로 설득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렇지만 도저히 말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마지막 날, 저는 “계속 그렇게 하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 때, 그토록 말을 듣지 않던 아이 중 하나가 제게 이야기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형도 교도소에 있고, 동네에 그런 사람이 많다. 부르려면 불러라! 나도 가면 되지 뭐.”
꿈도 없고 소망도 없이 그냥 생존하고 있는 그 아이가 처음으로 불쌍하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범이 되는 이를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 그렇기에 무엇이 가치 있고 진실된 삶인지를 알지 못하는 아이. 하지만 그렇게 VBS는 마무리 되었고 데리러 온 아빠의 트럭 뒤에 친구들 세 명과 함께 올라타서 집으로 돌아가려는 그 아이를 붙들고 “다시 보자! 더 나은 삶이 있다! 내가 기도하고 있으마”고 얘기하고는 돌려보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카이비토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섬겼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Pure Heart church로 가게 되었지요. 알고 보니 첫 해에 섬겼던 교회와 걸어서 3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교회 앞에 작은 마트가 있어서 그 곳에서 첫 날 전단지를 나누어주면서 화요일부터 시작하는 VBS를 홍보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트럭의 뒤에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에게 달려가서 전단지를 주고 아빠에게도 설명하는데 아무래도 눈에 익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하다 말고, “너 나 알지?”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씩 웃으며 자기도 안다고, 2년 전에 만났다고 하는 겁니다. 훌쩍 자라서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지만 바로 2년 전에 개구쟁이였던 그 아이였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얼마나 놀랍고 아름다운지요. 기다리고 있겠다고, 꼭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고는 기다리는데, 첫 날부터 오더라구요. Youth 모임에 들어가서 함께 예배하고 찬양하는 가운데 마지막 날 예수님을 영접하는 시간에 자기도 손을 들었다고, 그래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요!!
올해는 어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을까요? 기대하고 걸어갑니다. 그러니 기도해 주세요. 안전과 변화와 열매를 위해서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