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을 보면 안디옥 교회는 바나바와 사울을 선교사로 파송합니다. 여기에 바나바의 조카인 마가가 선교팀 봉사자로 참여합니다. 선교팀은 사이프러스섬(Cyprus)으로 들어갑니다. 그 이유는 그곳이 바나바의 고향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선교를 마친 선교팀은 밤빌리아와 갈라디아 지역을 선교하기 위해 버가라고 하는 항구에 도착을 합니다. 이때 마가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왜 돌아갔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기록이 되어 있지 않지만 마가는 부자집 아들로서 고생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고생을 밥 먹듯이 해야 하는 선교 사역이 힘이 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후에 바울과 바나바가 크게 다투고 갈라서는 이유가 된 것을 보면 선교팀의 사기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선교여행에서는 생각지 않은 여러 일들이 생깁니다.
제가 이전교회에서 사역할 때의 일입니다. 약 30명의 청년들과 Youth 자녀들이 함께 멕시코로 단기선교를 떠났습니다. 우리는 지역교회들을 돌며 어린 자녀들을 함께 모아 여름성경학교를 개최해주는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저는 전체 담당 사역자로 모든 훈련과 진행을 담당하고 있었지요. 첫 날 사역을 잘 마무리 하고 둘째날이 되었는데 오전 사역을 끝내고난 후에 Youth의 한 여학생이 울면서 제게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4-5학년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들이 그 때 10학년이던 이 아이의 몸의 부위를 부적절하게 터치했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의 주변에 있던 남학생들은 불같이 분노해서 누군지 당장 잡아와서 크게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그 상황을 지나간 후 저녁에 기도회로 모였던 시간은 이 일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계속 그 여학생에 대한 위로와 함께, 그 분노를 자기를 바라보는 거울을 삼을 것과 하나님의 일에 언제나 찾아오는 영적인 방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세 시간 정도를 함께 대화하고 기도하는 중 하나님께서 우리 선교팀의 한사람 한사람에게 임하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팀멤버들은 자기 자신도 하나님 앞에서 그 아이와 별로 다를 바가 없음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그런 중에도 분노하지 않고 용서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들을 행복하게 사역하고 돌아왔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일은 이 선교여행 이후에 그 여학생은 그동안 자기를 괴롭혀 왔던 깊은 상처를 깨닫게 되고 용서하지 못해서 마음속에 가두어 두었던 그 일을 꺼내어 바라보고 용서할 수 있는 길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분노했던 형제 두 명은 지금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는 참 많은 일들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일들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의 삶을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더욱 자라가는 기회가 됩니다. 바울과 바나바를 떠남으로 이 두 사람의 갈등을 부추겼던 마가는 바울의 삶의 황혼기에 “내 아들”이라고 불릴 만큼 관계가 회복됩니다.
올해 여름 우리는 다시 나바호와 멕시코로 선교여행을 떠납니다. 이 여행을 통해 여러 생각지 않은 일이 생겨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자라게 할 시간들이 될 것입니다. 이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일에 우리 모두를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