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이 땅에서 마지막을 보내신 주간을 “고난주간”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Holy Week라고도 하고 Passion Week라고도 합니다. 몇년 전에 나온 Passion of Christ 라는 영화가 바로 예수님의 이 주간의 행적을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일주일을 예수님은 어떻게 보내셨을까요?
고난주간의 첫 시작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약 1.5마일 떨어져있던 베다니에서 머물고 계시던 예수님은 감람산을 지나서 제자들과 함께 걸어서 예루살렘의 동쪽 문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물론 들어가기 직전에 제자들을 먼저 보내서 구한 작은 나귀새끼를 구해서 타고 (스가랴 9:9) 말입니다. 예수님은 베다니에서 죽었던 나사로를 살리시는 기적으로 (요한복음 11장) 예루살렘에 그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시던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거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세 무리로 나뉘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 (구원하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라고 외치며 열렬히 환호합니다.
이 환호와 기쁨의 함성으로 시작된 예수님의 한주일은 그 분의 ‘사역’과 ‘가르침’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월요일은 사역이 중심이 됩니다. 성전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을 쫓아내시며 “아버지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말씀하시던 날입니다. 화요일은 예수님의 가르침의 권위에 도전하던 당신 종교지도자들과 변론하며 천국에 대해 가르치시던 날입니다. 수요일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가시지 않고 베다니에서 머물면서 제자들에게 집중해서 가르치시던 날입니다. 그래서 이 날을 ‘침묵의 날’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예루살렘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분노하고 그 분의 인기를 질투했던 종교지도자들이 그 분을 죽이기 위한 음모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음모의 날’이라 불리기도 하지요.
그 일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예수님은 목요일에 예루살렘으로 버젓이 들어오셔서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에 함께 유월절 식사를 하고, 그들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그리고는 늘 하시던 대로 기도하러 겟세마네라고 불리는 동산으로 가시지요. 여기에서 예수님은 대제사장의 기도 (요한복음 17장)를 드립니다. 이 기도가 자정을 넘게 되었기에 기도한 후에 자기를 잡으러 유다와 함께 온 유대지도자들에게 잡히는 시간부터 우리 시간으로는 금요일에 접어듭니다.
금요일은 참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헤롯이라는 유대의 왕 앞에서, 빌라도라는 로마의 총독 앞에서 예수님은 심판을 받습니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끝나버린 재판을 뒤로하고 사형이 언도됩니다. 그리고는 십자가에 달리시는 시간이 오전 9시입니다. 그 곳에서 6시간 정도를 버티신 후 오후 3시에 “다 이루었다”는 말씀과 함께 숨을 거두시게 됩니다. 죽은 예수님의 몸을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자기를 위해 준비해둔 무덤에 두게 되지요.
토요일 하루를 무덤 안에서 ‘안식’하시던 예수님은 날짜로 보면 3일이 지난 일요일 (주일) 새벽에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과 제자들에게 부활하셨음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는 죽음을 이기는 영원을 향하는 힘이 그 분에게 있음을 증명하셨습니다.
부활은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부활은 고난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고난주간은 ‘동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인류를 구원하시는 그 분의 십자가는 질 수 없어도, 내 식으로 내가 끊어보고 싶은데 평소에는 잘 안되는 것들을 절제해보는 방식으로 동참해보는 것이지요. 금식이 참 좋습니다. 굶는 금식이 힘들면 미디어 금식도 좋구요. 이번 주일은 가족들과 함께 내가 절제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얘기도 해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나눠보고, 그리고 그 작은 절제를 통해 우리 주님의 고난에 함께 동참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