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어린 마음에 교회 안에서 무서워했던 분들 중에 산기도, 굴기도, 금식 기도 다니시며 "기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는 명성(?)을 쌓으신 권사님이 계셨습니다. 기도를 "많이" 하셔서 그런지 기도 많이 "안하는 사람"들을 잘 골라내기도 하셨고, 남의 허물을 잘 들춰내시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분위기는 경직되고 차가우며 제 어린 마음이 보기에도 늘 "화"를 잘 내신다는 인상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기도 많이 하면 인생이 살벌해지는가 궁금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렇게 기도라도 하시니 그 정도의 삶의 분위기가 가능했다는 것과 그렇게 기도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더 살벌한 인생을 사셨을까를 알고 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도를 많이 할수록 자신이 하나님의 용서와 성령님의 은혜가운에 산다는 사실을 깊이 체험하게 됨으로 그 인격과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분위기(영성)는 부드럽고 유연하며 따뜻해지는 성품의 변화가 가시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표어 중에 "신앙훈련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은 집(직장, 사업터)에서"라고 반복해서 외치며 목장 생활을 비롯해서 예배, 기도, 삶 공부, 선교, 목장 등 중요한 믿음의 훈련은 예수님이 누리셨던 자유함이 내 인격과 관계와 언어에서 나타나는 훈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연습했습니다.
사실 목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만히 보면 나 개인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요, 성격이나 분위기나 공통적인 면도 별로 없고, 오히려 성격적으로 삐뚤어지고 상처 많고 살벌한 분위기의 사람을 예수님 모른다는 것 하나 때문에 VIP라는 이름으로 섬기고 참아주고 기도해 주는 아주 신비한(?) 훈련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 가운데 손해보고 억울한 말 들으며 섬기는 사람과 섬김을 받는 사람 모두 삶이 변화되고 예수님을 영접하며 따뜻하고 부드러운 성품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현장에 증인으로 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교회 식으로 말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체험하며 사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람마다 출발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성경적 변화라는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는 없지만, 출발이 어떻든 정말 기도하며 말씀묵상하며 주님을 경험하고 산다면 그 사람의 영성은 비판과 지적과 평가보다 따뜻하고 격려하며 영혼을 세우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모습은 가시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교회 문화에 익숙해서 종교적으로 풍성한 성경지식을 자랑하며, 기도 많이 했다는 자체로 남을 평가하거나, 교회 운영을 잘하는 것 때문에 신앙이 좋다고 생각하면 경직된 영성으로 자신도 피곤하고 남도 힘들게 하는 관계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자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를 왜 다니는가? 하나님의 말씀은 왜 매주 들어야 하나?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원수는 누구이며 원수를 만날 때마다 피해 도망 다녔기 때문에 원수를 사랑한 적이 없는 신앙생활은 아닌가 하는 질문 같은 것입니다. 모쪼록 근본적 질문에 체험적인 답이 있도록 성령님의 다스림을 체험할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신앙 훈련의 열매로 예수님이 누리셨고 보여주신 넉넉함 자유함 긍휼의 마음을 깊이 체험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