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본당을 검은 색으로 칠한 후에 할로윈 장식이 생기기 시작한지 3주일째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거미줄 같은 것을 치고 난 후에 미국교회 목사님께 할로윈을 맞아 본당을 장식할 거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교회를 빌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장식되어져 있는 것들을 보면 마음이 좀 불편해 지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처럼 매년 할로윈은 이처럼 우리들의 양심을 건드립니다. 미국에서 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주 보고 겪을 수밖에 없는 이 할로윈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요?
기독교회 안에서 할로윈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3가지로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할로윈은 사탄 숭배자의 날이라는 것입니다. 이 의견은 사탄 숭배자와 마녀들이 아이들을 유괴하고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날이라 이해합니다. 이 주장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할로윈에 대해 부정적 자세를 취할 뿐 아니라 할로윈과 연결된 어떤 행사에도 절대 참여하지 않지요. 사실 원래 할로윈은 켈트족들이 가까운 친인들의 영혼이 구원을 받도록 동물의 제사나 인신공양의 의식을 치렀던 10월 31일의 삼하인 축제에서 기원이 되었다고 하니 이런 의견이 일견 옳은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두 번째의 의견은, 할로윈은 그리스도인들의 축제날이라는 것입니다. 후일에 켈트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난 후, 그들은 11월 1일을 “모든 성인들의 날 (All Hallow Day)”로 지켜 왔습니다. 그래서 그 전날을 “모든 성인들의 날 이브 (All Hallows' Eve)”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했고 이 명칭이 후대에 “할로윈”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이 날을 축제의 날로 정하여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분들은 빛의 자녀인 기독교인들이 소극적으로 발을 빼면 할로윈 저녁은 그야말로 어두운 밤이 될 것이므로 우리는 이 날을 “모든 성도들의 저녁”으로 당당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 중에는 할로윈 역사를 미국으로 가져 온 많은 유럽 계통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세 번째 의견은, 할로윈에 대해 과민반응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할로윈 날을 별 부담 없이 지내자는 사람들의 생각이지요. 즉, 어떠한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괜한 혼동이나 격리를 일으키지 말자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이러한 의견들 중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옳을까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문화와 단절되어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 문화를 변혁시키는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문화적인 사명이 주어져 있지요. 그러므로 예전의 제의적인 기원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자본과 소비의 날로 바뀌어가고 있는 할로윈을 통해서 하나님과 예수님의 뜻들을 가르치는 날로 바꾸면 좋겠습니다. 어떻게요?
1. 자녀들과 함께 성경에서 말하는 죽음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겨낸 죽음과 생명의 의미를 나누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2. 귀신이나 악마, 혹은 살인마 등의 분장은 피하고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주는 다양한 분장들을 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지도해 주변 좋겠습니다. 부활로 인해서 생명을 다시 받은 감사를 담은 메시지를 전하는 재미있는 복장들을 만들어서 좀 더 창조적으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3. 아이들이 친구들과 바깥에 나가서 “Trick or Treat”를 하도록 두는 것보다는 그 날 저녁 교회에서 있는 행사에 참여해서 부모님과 시간을 같이 보내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율법을 폐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율법을 완성시키려 왔다고 하셨습니다. 할로윈도 피하거나 방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의 메시지로 이를 완성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걸어가 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