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2주간의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시작합니다.
“이 상황에서 또 특별새벽기도까지 하는 거야?!!” “사람 죽이려는 거야 뭐야, 사람 잡으려는 거야?!!” 혹시 마음에 이런 부담이 확 밀려오는 분이 계시다면 내가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는 과도한 책임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책임감이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책임감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내가 힘들면 개근하지 않아도 됩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신앙생활은 누구를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나 자신을 위하여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위한다”는 말에는 “강하다”는 뜻이 포함됩니다. 인간인 저와 여러분은 서로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을 “위하여” 기회를 만드시고, 끼워 주시는 것입니다.
과도한 책임감을 조장하는 공동체에서는, 책임감이 강한 분들이 종종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도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행복하게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근본적으로 빼앗아 버리고, 공동체가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책임감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서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영향력을 지키려는 건강하지 못한 의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섬김과 참여에는 박수와 칭찬 그리고 힘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내가 하기에는 버겁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하도록 내버려 두기에는, 박수와 칭찬과 힘을 빼앗기기 싫은 미묘한 내면의 동기가 뒤섞여, 불평과 비난과 같은 부정적인 말들로 내가 참여할 수 없는 새로운 일들이 시작되지 못하도록 은근히 방해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리더십이 탄생하지 못하게 됩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많은 교회들이 60~70명이 모이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거기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금년을 시작하면서 우리 교회는 어떤 사람도 모든 모임에 다 참여할 수 없는 그런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상시 늘 진행되던 주일예배, 목장모임, 삶공부, 수요낮예배, 새벽예배, 111중보기도 사역을 그대로 진행하면서 다니엘 금식, 심야기도회, 노회 섬김, 부흥회를 가졌습니다. 지난 금요일 새벽에는 담임목사인 저 자신이 새벽에 전혀 일어날 힘이 없어서 새벽예배를 빠지는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여러분들, 가사 일을 돌보시는 여러분들은 오죽하셨겠습니까?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정착해 나가야 합니다. 공동체가 내 한계 안에 갇히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주일예배와 목장모임에 절대적인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주일예배와 목장모임을 참석하고 섬기는데 부담을 주는 활동이 있다면 그것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 외의 모든 모임들은 나의 선호도와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해도 좋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전교회적으로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담임목사로서 저는 여러분들이 컨퍼런스에 예배와 목장모임 다음의 우선순위를 두고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드신 분들은 2주간의 특별 새벽기도회 가운데 일부만 선택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그러나 하나님께서 깨워 주시기도 하시고 참여할 마음도 있는데 내일에 대한 염려 때문에 미리 포기하지는 마십시오. 중간에 휴식하셔도 됩니다. 내일 일은 내일 염려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