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두 그림은 예수님을 안고 축복하는 시므온의 이야기 (누가복음 2:28-35)를 주제로 해서 렘브란트가 그린 두 점의 그림입니다. 위의 오른쪽 그림은 전체 그림 중에 시므온이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부분을 확대한 그림입니다. 렘브란트는 이 외에도 같은 시므온을 주제로 한 편의 그림을 더 그릴 만큼 시므온의 주제를 사랑했었습니다. 시므온은 평생을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하기 위해 기다렸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의 노년에 성전에서 예수님을 품에 안고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이것을 모든 백성 앞에 마련하셨으니, 이는 이방 사람들에게는 계시하시는 빛이요,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평생 주님을 기다려왔던 그에게는 큰 위로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똑같은 말씀을 그림으로 그리는데 위의 두 그림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왼쪽은 나이가 무색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아기 예수님을 보게 된 것을 감격해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오른쪽의 그림의 노인은 머리가 반쯤 벗겨진 채 흰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마에는 주름살이 깊게 새겨져 있지요. 그 노인은 눈을 지그시 감고 아기를 바라보면서 눈물짓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두 팔에 안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위의 그림은 렘브란트가 25세에 그린 그림입니다. 하지만 아랫쪽의 그림은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으로 미완성인 유작입니다. 25세의 눈으로 보는 시므온과 63세의 눈으로 보는 시므온은 달랐습니다. 마치 그림의 시므온이 화가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두 그림에서 모두 예수님의 모습은 환하게 빛납니다. 인생의 절정기를 달리는 사람에게도, 인생의 황혼을 달리는 사람에게도 예수님은 환한 구원의 빛이 되십니다.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대강절의 예배에 우리는 매주 촛불을 밝혔습니다. 하늘새싹반에서 시작된 점화가 다음 주 브라질 목장의 점화로 끝이 납니다. 우리가 인생의 어떠한 자리에 서 있든, 예수님은 그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빛이 되십니다. 오늘 세례를 받는 백주희 자매님이 모든 이에게 구원의 빛이 되시는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시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 구원의 빛이신 예수님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채우는 성탄의 절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