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에 관한 시들입니다. 설교 때 말씀드릴 도종환 선생님의 시와 함께 제 마음을 늘 울리는 글들이지요. 이런 모습을 갖춘 사람이 없다는 것, 저도 그렇지 못할 것을 알지만 우리 주님께서 제게 이런 분으로 자리해 주시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내 친구가 되어주신 주님이 참 좋습니다!!
▲ 벗에게 / 이해인
마주 앉아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친구이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유치해 하지 않을 친구이고 싶다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싫증내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가 눈물겹도록
소중한 친구이고 싶다
▲ 친구 / 홍수희
오랜 침묵을 건너고도
항상 그 자리에 있네
친구라는 이름 앞엔
도무지 세월이 흐르지 않아
세월이 부끄러워
제 얼굴을 붉히고 숨어 버리지
나이를 먹고도
제 나이 먹은 줄을 모른다네
항상 조잘댈 준비가 되어 있지
체면도 위선도 필요가 없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웃을 수 있지
애정이 있으되 묶어 놓을 이유가 없네
사랑하되 질투할 이유도 없네
다만 바라거니
어디에서건 너의 삶에 충실하기를
마음 허전할 때에
벗이 있음을 기억하기를
신은 우리에게 고귀한 선물을 주셨네
우정의 나뭇가지에 깃든
날갯짓 아름다운 새를 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