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리 교회에 부임할 때, 저는 성경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신약교회, 부활하신 우리 주님의 영광스러운 그 교회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교회를 세우는데 쓰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한 영혼이 구원받고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꿈꾸어 왔습니다.
그 방향을 향해서 나아가면서, 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있다면, 좋은 일을 위해서 그 보다 더 소중한 교회의 하나됨을 결코 잃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몸인 교회를 찢으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그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저에게는 말도 안되는 자기모순처럼 느껴졌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걸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저는 사람을 잃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만약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늦게 가는 약한 분들을 지키고, 차라리 빨리 가는 강한 분들을 잃는 쪽을 선택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체면, 서열 그리고 비교와 경쟁심이라는 것이 한국 사람들에게, 특히 교회 안에서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그리고 그것이 공동체의 분열에 어떻게 교묘하게 작용하는지, 목회자와 장로님들의 모임에서 그리고 저 자신을 통해서 경험하면서, 목사님 장로님들도 못하는 것을 성도님들께 요구하지 않고 기다리며 배려해 드리려고 나름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그 배려 가운데 섬김의 정신으로 그것을 넘어보려고 힘써왔습니다.
우리교회, 사람들의 시선 앞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 앞에서 사는 면에서 많이 자랐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 앞에서 사는 위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 앞에서 사는 자유함이 더 풍성해 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 자유함을 결코 빼앗기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교회 각부서 사역조직도 체면이나 의무감, 혹은 억지로 떠밀려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와 부르심을 따라서 자원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그 일을 해도 좋을 때가 되었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중직자에게 의무적으로 사역을 분담시키던 것을 중단하고, 서열의 느낌이 강한 “부장” “팀장”이라는 타이틀 대신에 “간사” “담당” “코디네이터”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각 사역을 한 사람이 크게 무리하지 않고 담당할만한 크기로 쪼개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사역을 선택해서 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자원하는 분이 없는 사역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리해서 진행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자원하는 분들을 보내 주실 때까지 기다리려고 합니다.
설거지나 청소나 빨래와 같은 집안일은 하기 싫어도 꼭 해야 하는 것처럼 교회에서도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역들이 있습니다. 아내가 혼자서 집안일을 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남편과 자녀들이, 온 가족이 일을 나누어 분담하면, 훨씬 더 쉬워지고 행복해 집니다. 자녀들도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자라는 통로가 됩니다.
교회 일도 목장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참여하여 조금이라도 분담해 주면, 쉬워지고 재미있어 집니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할 때 소속감도 생기고 행복해 집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목장에서 한 가지씩 사역을 분담해 주세요. 목장사역 신청서와 교회사역 신청서가 다음 주에 배부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한 가지는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해 주세요. 같은 사역을 두 분 이상이 함께 자원한 경우에는 성경의 정신을 따라서 크다고 여겨지는 분이 양보하고 다른 사역을 찾아주세요. 우리교회가 더 행복해 질 것입니다. 아무 사역도 자원하지 않으시는 분이 혹 계시다면,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배려하며 기다려 주세요. 목장 사역, 교회사역의 기본을 함께 한번 세워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