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영락가족 여러분들이 목장에 참석하시는 것처럼 저도 목사님들의 목장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2004년에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를 수료한 후 부목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의 목사로서의 대외활동 가운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참석해 왔습니다. 저에게 목사님들의 목장은 성도님들 여러분들이 목장에 참석하는 심정을 느껴보는 시간이었고, 목회와 가정교회에 대해서 지혜를 얻고 성장하는 시간이었고, 지역의 다른 목사님들을 섬기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목사님들의 목장도 성도님들의 목장과 꼭 같습니다. 때로 많이 모이고, 때로 적게 모이고, 참석자들 간의 갈등도 생기고, 큰 은혜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가기 싫은 마음과 싸우기도 합니다. 중간에 참석을 중단하는 분들도 계시고, 정성을 들여서 VIP 목사님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형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가정을 오픈하여 서로 섬기고, 각 가정을 돌아가면서 감사제목 기도제목을 나누며 목장모임을 갖습니다.
몇 년 전 저희 지역 지역목자님이 최영기 목사님의 동의를 받고 저를 지역목자로 강권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지역의 사정상 제가 지역목자를 하는 것보다 다른 분이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해서 강력하게 사양하고 그 분을 추천했습니다. 그 마음이 진심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지역목자가 된 후 목장이 잘되지 않을 때 혹시 받을 지도 모를 스트레스에 대해 두려워하고 염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금년 봄 최목사님을 통해서 개척분가를 제안 받았을 때, 개척은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고, 우리 지역의 상황이 개척이 아니라 분가를 해도 될 만큼 많은 분들이 모이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최목사님이 우리 지역의 상황을 잘 몰라서 개척분가를 제안한다고 생각하면서, 지역목자가 되는 것에는 기꺼이 동의를 하면서도, 개척이 아니라 지역분가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최목사님께서는 우리 지역의 뜻대로 해도 되지만, 당신이 생각하시는 것은 제가 산호세 지역을 중심으로 개척 분가를 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의견을 다시 알려 오셨습니다.
저는 이전에 처음 지역 목자로 섬기는 것을 제안 받았을 그때에 제가 이것저것 재지 않고 순종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좋지만 어쩌면 더 좋은 열매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임목사로서 제가 기도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어 제안을 했는데, 끝까지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성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목사님이 강력하게 권하는 방향이라면 제 생각을 내려놓고 기꺼이 따르는 것이 좋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노력하지 않는 것을 성도님 여러분들께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개척이 쉽지 않겠지만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척은 더욱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산호세 지역은 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목사님의 뜻에 순종해서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이 지역 목사님들에 대한 관심도 더 많이 생기고 기도도 더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점차 계획도 생깁니다. 이 지역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기대가 됩니다.
제가 지역목자로 섬기더라도 제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교회적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해서 섬겨왔기 때문입니다. 저의 사역은 우리교회가 얼마나 영혼구원하고 제자세우는 가정교회 사역의 본질에 충실한 열매를 맺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더욱 더 존귀하게 써 주시는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시온영락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