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회가 큰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살아가던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집 안의 자녀들은 그 집의 어른들을 보고 배웠고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올바른 것을 보이고 가르치기 위해 자기의 삶의 모습을 조심하던 때가 있었지요. 저는 우리교회가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의 신앙과 삶이 자녀들에게 숨김없이 보여지고 믿음의 선배들의 삶이 후배들에게 이어져서 우리 교회가 큰 하나의 가족 공동체로 자라가는 곳이기를 소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형제, 자매라는 호칭이 참 좋습니다. 이 호칭은 성경에서도 초대교회의 식구들이 서로를 부를 때 사용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도바울의 서신 속에서 얼마나 많은 “형제자매 여러분” 이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는지 모릅니다. 제가 이 호칭으로 누군가를 부를 때 제게는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제게는 정말로 시온영락교회의 식구 전부가 제 형제이고 자매라고 여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세가 좀 드신 분들에게는 형제자매라는 호칭이 좀 되바라져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분들께는 “아버님, 어머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제게는 정말 제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분들이라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게 부릅니다. 저의 이러한 호칭 속에서 우리 공동체 속에서의 가족됨이 조금 더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장로와 권사와 집사라는 호칭이 우리 교회에서는 또 존재합니다. 이 호칭들은 이 분들이 하시는 사역과 관련이 있는 호칭들입니다. 교회 전체의 행정과 치리의 일을 감당하시는 사역자로서 장로가, 성도의 마음을 위로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기도하는 교회의 어머니로서의 사역을 감당하시는 권사님들, 그리고 교회의 재정과 사역의 허리로서 실제적인 일을 감당하시는 집사님들이 계십니다. 한국교회에서는 교회에서 부를 이름이 없을 때에 ‘집사님’이라고 부르는 문화가 있습니다. 일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호칭이 조금 더 분명해 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현재 한 분의 원로장로님, 두 분의 장로님, 여덟 분의 권사님, 두 분의 안수집사님, 그리고 올해 임명받은 서른 다섯 분의 서리집사님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은 교회의 사역에서 중심의 역할을 감당하시는 분들이십니다. 그러므로 사역자로서 교회의 직분을 맡으신 분으로 인정해 드리는 마음으로 이 호칭들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역이라 하면 올해 사역부의 간사님으로 섬기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은 모두 위의 사역자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분들이십니다. 그러므로 ‘권사, 집사님’의 호칭 대신에 그 분들께는 ‘간사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보통의 교회에서는 한 부서의 리더를 ‘부장님’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섬기는 리더십을 추구하는 우리교회의 방향과는 좀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장’이라는 호칭 대신 ‘간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회에는 ‘목자목녀님’들이 계십니다. 이 호칭은 사역의 측면이기 보다는 목양의 측면에서 사용되는 호칭입니다. “영혼구원하여 제자양육하는” 우리 교회의 양육의 최일선에 서 계시는 분들! 그러므로 목자목녀님들은 영혼을 책임지고 목장을 세우고, 그 안에서 제자를 양육하는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마음을 담아서 부르는 호칭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부르는 말이 참 많네요. 올 한해는 각 이름들에 걸맞게 하나님 안에서 더욱 자라가는 한 해가 되기를... 특히 교회가 큰 가족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