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지난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이었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한국에서 늘 함께 다녔는데, 지난 주일을 전후해서는 불가피하게 저는 부산에서 저의 어머님과 함께, 아내는 서울에서 장인 장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금년 한 해 많은 감사의 제목들이 있었지만 추석도 그리고 추수감사절도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었음에 특별히 감사하게 됩니다. 이민자들에게 그리고 특별히 이민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은혜이며 은총입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을 또 한편으로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내의 생일이었던 지난 목요일도 원래 계획대로면 따로 지낼 예정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일정을 조정해 주셔서 전라남도 순천과 전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함께 순천에서 만나서 강남중앙교회(최경학 목사님 시무)에서 생명의삶 강의를 참관하고 목사님 사모님과 교제하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고, 전주로 이동하여 4년 전 우리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해 주셨던 기쁨넘치는교회 김영주 목사님, 사모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쁨넘치는교회의 장로님 가정이 전주한옥마을에 한옥스테이 민박집을 운영하고 계셔서 아내 생일을 한옥마을에서 보내는 특권까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를 주최하는 순천강남중앙장로교회는 가정교회를 시작한지 8년 되었는데, 지난 8년 동안 교회가 2배로 성장하여 현재 주일장년 출석이 1,500명 정도가 되었고, 한해 평균 90명 정도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다고 합니다. 최경학 목사님은 교회에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바뀌면서 진정한 가족관계로 형성되는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목사님이 장로님을 부를 때 스스럼없이 형님이라고 부르고, 부목사님들도 담임목사님을 부를 때 스스럼없이 형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이 저에게는 아주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졌지만 어쩌면 정말로 그것이 가족의 모습의 완성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우리도 한 번 해 볼까요?
전주기쁨넘치는교회에서는 청소년들의 새벽예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6시 30분에 중고등부 교사들과 학생들 20여명이 교회옥상에서 모여, 학생 중 한명이 30분간의 서서하는 기도회를 인도했습니다. 제법 날씨가 쌀쌀했는데 그 추위가 오히려 기도를 더욱 더 간절하게 해 주었습니다. 인도자의 인도에 따라 감사의 기도, 회개의 기도로부터 시작해서 VIP를 위한 기도, 각자 다니는 학교를 위한 기도, 자신을 위한 기도를 올려드린 후에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에 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절반이 이미 주일학교/중고등부가 사라졌고 교회마다 점점 약해져 가고 있는 데, 이른 아침 어둠속에서 추위를 무릅쓰고 야외에서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는 청소년들을 본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벌써 2년째 매일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30분 옥상기도의 시간을 마친 후에는 장소를 예배실로 옮겨서 목사님의 10분 메시지를 듣고, 둘씩 짝을 지어 나눔과 기도의 시간을 가진 후, 교회에서 준비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각자의 학교로 등교하는 것입니다. 학교에 도착하면 학교를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갖는데, 혼자서 기도하는 학생들도 있고, 기도모임을 개척하여 학교 친구들과 함께 기도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기도 모임으로 인해서 자녀들이 공부와 학교생활도 점점 모범적으로 되어가면서 부모님들의 호응도 대단히 좋다고 합니다.
혼자하면 힘이 듭니다. 그러나 함께하면 쉽고 재미있습니다. 때때로 나 혼자 뿐인 것 같은 외로움이 밀려오지만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면 세상 곳곳에 나 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복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남겨두신 남은자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힘써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것만 해도 누군가에는 큰 힘과 격려가 될 것입니다.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