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수술 잘 마쳤습니다. 간단한 수술인 줄 알고 수술에 임했는데 실제로 간단한 수술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실제 수술 시간은 20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눈 수술이라, 수술 후의 불편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술 준비실에서 기다리면서 약간의 긴장이 느껴졌습니다. 첫번째도 아니고 벌써 세번째로 받는 수술이고, 국소 마취로 진행되는 간단한 수술임에도 긴장감이 밀려오는 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다시금 깊이 느껴 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아버지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제가 수술 받던 날 여러 어린아이들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엄마들,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회복중인 어린아이, 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엄마들의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좀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저의 아이들이 이런 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솟아 났습니다. 없는 것을 바라보며 불평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은데, 내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이 받은 것들이며, 얼마나 큰 은총의 선물들인지 생각하며 감사하게 됩니다.
수술을 마친 한 어린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이 아이는 울며 짜증 부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수술 준비 및 회복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눈 아파 ~, 물 ~, 목말라 ~, 손에 있는 것 빼줘~, 왜 나만 안빼 주는 거야~, 배고파~ ……. 쉴새 없이 울며 짜증을 부렸습니다. 같은 수술을 먼저 받은 또래 아이는 조금 울다가 상황을 받아들이고 잠잠해 졌는데, 이 아이는 긴긴 시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엄마도 어쩔 줄을 몰라하고, 병원 관계자들도 속수 무책이었습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기도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아프고 불편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왕으로 사는 인생은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또한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괴롭게 하는가 깊이 생각되었습니다. 저마다 자기 자식을 왕으로 키우는 이 세대는 얼마나 큰 재앙의 시대인가 걱정이 됩니다.
입의 혀처럼 종노릇 해 주는 엄마 아빠가 있을 때는 내가 왕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어도, 실제 세상에 나오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투성이입니다. 왕들은 세상을 견디지 못합니다.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다 해 주는 것은 절대로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 자녀들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도 하고 주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자녀양육은 나에게 100% 의존적인 존재를 나를 떠나 100%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해 가도록 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100% 독립된 존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고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섬겨 보십시다. 왕이 아니라 여호와의 종으로 이 세상을 섬길 수 있도록 맡겨 주신 우리의 자녀들을 양육해 보십시다. 그 길이 우리 자녀들이 정말로 행복해 지는 길입니다. 내 뜻대로 되는 일 없는 상황 속에서 왕은 외롭고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종은 그것을 받아들이며, 그 상황 속에 절망하지 않으며,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눈 수술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옛날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25년 쯤 전에 제 눈의 각막이 벗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눈이 불편한 상황 속에서 철없이 무리하게 아내와 자동차 여행을 다녀오면서 상태가 악화되어 일주일 정도 출근도 못하고 눈을 감고 지낸 기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수 없었기 때문에 수많은 설교테잎을 듣게 되었고, 저 혼자만의 큰 부흥을 경험했던 기간이었습니다. 세상을 향하여 눈을 감으니 하나님을 깊이 보게 되었던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동일한 은혜의 시간을 주시는구나 하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하나님이십니다. God is so good. Our God is awesome God !! 시온영락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