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멕시코 단기선교를 행복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은혜가 특별히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의 생각대로 된 것이 거의 없고, 그래서 훨씬 더 풍성해진 단기선교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단기선교의 특징이 있었다면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누가 갈 것인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확정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그리고 선교사님은 선교사님대로 사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식구들은 지난 4월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를 힘에 지나도록 섬겼다 보니 단기선교를 위해서 또 일주일간의 휴가를 내기가 힘든 측면이 없지 않았고, 거기다 선교사님의 일정변경 요청으로 일정이 꼬여버린 분들도 여러분 계셨습니다. 저 역시 참가 여부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결정하기 보다는 장년팀의 숫자가 너무 적을 경우에 백업으로 참석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터였습니다.[목사로서 약간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선교사님은 선교센타를 짓기 위한 땅 구입을 기도하며 진행하는 가운데 이번 여름 단기선교팀들을 통해서 건축이 상당부분 진척되기를 기대해 오셨는데, 계속해서 서류작업이 지연되어서 선교센타 건축사역을 할 수 있을지 조차 확신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금년 여름 티모테오 미션을 찾는 마지막 단기선교팀인 우리교회가 도착하는 바로 그 주일(8월 2일 주일)에 비로소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가운데 월요일부터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교회는 처음으로, 가족 단기선교 컨셉으로 오후 시간은 우리 Youth팀과 공동사역을 하기로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복잡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도 확실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오전에 아구아비바 팀과 VBS를 섬긴 Youth팀이 오후 몇 시에 디모테오 미션으로 와서 몇 시까지 함께 일할 것인지도 몰라서, 스무명이 넘는 Youth팀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무엇인가 의미 있는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을는지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아닌 하나님께서 지휘자가 되고, 우리 각 사람은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 그래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바로 그 상황 속에서 우리 시온영락 단기선교팀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섬김의 사역을 감당했고,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점심 때 쯤, 선교사님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래도 첫 삽을 뜨는 날인데.... 디모테오 미션 선교센타 기공예배는 드려야 겠습니다. 예배를 인도해 주시고 설교도 해 주세요.” 부탁해 오셨습니다.
우리 자녀들과 함께 이렇게 급조된 디모테오 미션 선교센타 기공예배를 드리면서, 오랜 가뭄으로 딱딱하게 메말라 굳어 있어서 삽질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잡초와 먼지바람이 날리는 바로 이곳에 교회를 세우는 그 첫삽을 뜨는데, 하나님께서 우리 시온영락의 Youth와 장년부 단기선교팀을 사용해 주고 계시는구나하는 감사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을 하나님께서 완성하실 것입니다.
선교사님은 지나가는 말로 추수감사절 휴가 기간에 한 번 더 단기팀이 다녀가도 좋지않겠느냐고 말씀을 흘리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그 일을 하나님께서 완성해 가시는 가운데 저와 여러분을 더 사용하기 원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헌금 + 건축사역으로 섬기실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