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 같지 않던 날이 다가왔습니다. 제 아들인 은석이는 지난해 12월에 자기가 가기를 원했던 대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떠남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었지만 지금껏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학교가 쿼터제이기에 다른 동급생 아이들에 비해 늦게 출발해서 더더욱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도 같습니다. 준비는 하지만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있었던 그 날이 마침내 눈앞에 다가왔네요.
은석이는 교회에서 자란 아이였습니다. 부모가 되는 것도, 부부가 함께 교회사역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기에 아이를 교회에 데리고 가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바쁘다 보면, 어느새 은석이는 교회의 청년들과 식구들의 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은석이가 외동아들인데도 좀 외향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이 때의 결과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녀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확신합니다. 저희만의 힘으로는 절대로 아들을 지금처럼 키우지 못했을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공동체의 섬김 속에서 자연스레 주님을 느끼고 경험하며 살아왔기에 지금의 제 아들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은석이가 부모인 저희를 떠나서 혼자서 첫 발을 내디뎌야 하는 대학생활을 9월 12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 첫 발을 혼자 하지 않도록 저와 제 아내가 가서 좀 도와주고 오려고 합니다. 기숙사의 Move-in Day가 12일 월요일이어서 저희 가족은 이번 주 금요일에 떠나서 Parents Orientation이 끝나는 화요일 밤 비행기도 돌아오려고 합니다. 이 여정을 허락해 주신 장로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시카고에서 가정교회를 하고 있는 ‘도담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할 예정입니다. 그 주에 우리 교회에는 작년에 이미 한 번 초청했던 ‘에즈 인 헤븐’ 교회의 이동수 목사님을 초청해서 말씀을 들을 예정입니다. 이 목사님은 가정교회 지역모임에서 매달 만나는 분으로 제가 신뢰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이 여행의 시간이 저와 우리 교회와 도담교회 모두에게 은혜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은석이와의 헤어짐이 많이 힘들지 않을 수 있도록 또한 기도해 주십시오. 잘 다녀오겠습니다.